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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 심포지엄

해외 대학에서의 한국문학 교수법(Korean Literature in the Classroom : Teaching the Translated Canon)

2014년 7월 4일 금요일, 이화여자대학교 국제교육관에서 ‘Korean Literature in the Classroom: Teaching the Translated Canon (해외 대학에서의 한국문학 교수법)’ 을 주제로 ‘2014 한국문학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고유 목적사업으로 시행하고 있는 재단의 연례 심포지엄으로서 미국 하버드대학교, 스탠포드 대학교, 워싱턴대학교, UC 버클리, 캐나다 UBC와 토론토 대학교 등 북미 지역의 대학 강단에서 한국문학을 강의하고 연구하는 석학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 행사는 해외 대학에서의 한국문학 강의 및 학습 방법에 대한 고찰을 통해 해외에서의 한국문학과 문화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고 양질의 한국문학 번역 및 해외 출판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전략적 방안을 모색하고자 기획되었다.

이날 행사의 문을 연 YBM 민선식 부회장(국제교류진흥회 이사)은 개회사를 통해 작고하신 (故)여석기 이사장이 평생에 걸쳐 애써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활발한 연구 활동과 후학 양성을 통해 한국문학의 세계화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했다.

환영사를 발표한 김은미 원장(이화여대 국제대학원)은 이날 행사의 목적과 의미를 되새기며 자리에 모인 모든 사람이 ‘한국문학 세계화를 이루는 주역이 될 것’이라며 청중에게 환영과 격려의 말을 전했다.

하버드대학교 데이비드 맥캔(David McCann) 교수는 ‘한국문학의 해외 진출 현황’에 관한 기조연설을 했으며, 미당 서정주 시인과의 일화와 한글로 주고 받은 서신을 공개하여 청중의 눈길을 끌었다.

본격적인 세션이 시작되고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크리스 핸스컴(Chris Hanscom / UCLA) 교수는 문학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시대와 국가를 초월한 주제를 다뤄야 하며 정전(正典)을 번역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또한, 북미에서 한국 문학을 가르칠 때 발생하는 여러 가지 과제를 살펴보고 대학원생들의 졸업 후 진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두 번째 발표를 맡은 재닛 풀(Janet Poole / U of Toronto) 교수 역시 한국문학을 한국만의 역사와 문화에 국한하지 않고 세계적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뿐 아니라 토론 시간에 한국문학 교수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보편주의 시각보다는 새롭게 해석하거나 비평하는 시각을 갖도록 가르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번역 교육의 온라인 소스’를 주제로 발표한 다프나 주르(Dafna Zur/ Stanford U)교수는 번역이 단순히 언어를 옮기는 행위가 아닌 창의적인 활동임을 강조하며 번역 작업의 도움이 되는 온라인 소스를 소개했다. 또한, 온라인 소스들은 학생들이 창의적으로 번역할 수 있도록 돕고 일정한 프레임 워크를 가지게 되어 번역활동의 생산성을 증대시킨다고 말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 사회를 맡은 이지은 (Ji-Eun Lee /Washington U in St. Louis) 교수는 미디어의 역할이 증대되는 현시점에서 이를 어떻게 문학교육에 효과적으로 적용하고 새로운 교수법을 만들어 갈 것인지에 대한 토론을 이끌어 나갔다. 또한, 학문 간의 경계가 뚜렷했던 과거와 달리 학문 간 교류가 활발해진 요즘 교육 환경에 맞는 다양한 교수법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미디어 시대의 문학교육과 새로운 교수 학습법’에 대해 말했다.

안진수(UC Berkeley) 교수는 한국 현대문학 수업 자료로 활용하고 있는 다양한 미디어 중 영화 사용에서의 장단점과 오용에 대해 피력했으며 식민지 시대의 한국영화 <집 없는 천사>(1941)를 사례로 들어 식민지시대와 이후의 모습은 비슷한 모습을 취하고 있지만 서로 다른 담론이 충돌하면서 미스매치를 만들어낸다고 지적했다.

이어 ‘멀티미디어를 사용한 교수 학습법의 장단점’에 대해 발표한 캘리 정(Kelly Jeong / UC Riverside) 교수는 “학제적인 접근과 미디어를 사용한 새로운 방식의 수업으로 학생들의 집중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한국문학에 대한 거리감을 좁혀가고 있다”고 전하며 미디어를 활용한 교육이 주는 장점을 명확히 제시했다.

두 번째 세션의 마지막 발표자인 권경미(이화여자대학교) 교수는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와 문영남의 영화 <소나기>를 비교한 후 문학과 영화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설명했다. 또한, 한국문학은 한국역사를 이해하는 통로의 역할을 해왔지만 문학적, 상징적인 것들은 간과되었다고 지적하며 문학을 순수 창작물로 보기 위해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발표자들의 논의가 더욱 깊어짐에 따라 청중들의 집중도도 높아졌다. 발표를 들은 한 청중은 한(韓), 중(中), 일(日) 학생이 다 같이 듣는 수업에서 한국문학의 특징이 두드러지는 이야기를 했을 때 학생들이 어떻게 다르게 반응하는지 질문하기도 했다.

세 번째 세션이 시작되기 전, 이남호(고려대학교) 교수의 ‘문학교육과 역사주의의 과잉’에 대한 특별 강연이 열렸다. 이남호 교수는 이육사의 <청포도>, 황순원의 <목넘이 마을의 개>, 백석의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 방>을 예로 들며 현재 문학교육은 역사주의가 과잉 되었다고 지적하고 외국 학생들에게 한국문학을 가르칠 때에도 보편적 의미와 가치를 지닌 작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세 번째 세션의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이재연(울산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영어로 한국문학을 가르칠 때 발생하는 어려움을 설명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판소리,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하여 오감을 통해 문학을 이해하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러한 시도는 언어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한계점을 극복할 뿐만 아니라 한국문학을 더욱 창의적으로 생각해보게 하며 앞으로 다양한 방식의 수업이 시도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한국문학과 창조성 – 교수 학습법에 대한 단상" 에 대해 발표한 웨인 드 프리메리(Wayne De Fremery / Sogang University) 교수는 학생들이 문학을 창조적으로 받아들이고 새롭게 만들어 내도록 돕는 것이 교수의 역할이라며 학생들이 자신의 텍스트에서 의미 있는 것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어떻게 하면 텍스트와 디지털 환경을 재구성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어야 한다고 말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마지막 세션의 사회자로 나선 브루스 풀턴(Bruce Fulton / UBC) 교수는 한국 문학 출판 작업에 참여하여 한국문학 세계화에 힘쓰고 있는 이영준(경희대학교) 교수와 제니퍼 크루(Jennifer Crewe / 콜롬비아대학교 출판부) 의 인연을 소개하며 국내외 한국문학 출판 현황과 그에 따른 과제를 풀어나갔다.

제니퍼 크루(Jennifer Crewe / 콜롬비아대학교 출판부)는 한국 문학이 강의자료로서 지닌 한계점과 번역서 출판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한국 문학서를 출판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상업성을 유지할 수 있는 미국 대학 강의에서 채택된 교재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준(경희대학교) 교수는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와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가 같은 유명한 작가의 작품임에도 번역가에 따라 전혀 다른 문체를 보인다고 지적하며 번역이 출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말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한국문학의 보편성과 특수성 간의 균형 잡기, 효과적인 교수법 등을 모색하는 시간으로 진행되었으며 참석자들은 연구법에서 교수법으로 논의의 지평을 확장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참석자들이 소감을 밝혔다.